최근 프랑스 르몽드(Le Monde)는 한 장짜리 특집 기사 제목을 이렇게 뽑았다. “2배속으로 사는 사람들 : 멈출 수 없는 나선(l’espirale infernale)”
기사 첫 문장은 충격적이었다. “오늘날 프랑스 10대 중 68%는 유튜브를 1배속으로 본 적이 최근 6개월 사이에 없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2024년 한국미디어패널 조사에 따르면 20대 10명 중 7명은 “기본 속도로는 도저히 못 보겠다”고 답했다.이제 2배속은 선택이 아니라 기본값이 되었다.
1. 숫자로 보는 가속 중독
- YouTube 내부 데이터(2024년 4분기): 전 세계 평균 재생 속도 1.37배속. 18~24세는 1.68배속
- Spotify 팟캐스트 평균 속도(2025년 1분기): 1.48배속 (2021년 1.12배속 → 4년 만에 32% 상승)
- 넷플릭스 속도 조절 기능 도입 4년 만에 1.5배속 이상 사용자가 2,400% 증가
- 한국 OTT 웨이브·티빙 사용자 중 42%가 “1.75~2배속을 가장 많이 쓴다”고 답변 (2024년 자체 설문)
2. 뇌는 이미 중독됐다
2024년 스탠퍼드 의대 연구팀은 똑같은 50분 강의를
- 1배속 그룹
- 1.5배속 그룹
- 2배속 그룹 으로 나누어 듣게 한 뒤 1주일 후 깜짝 시험을 봤다. 결과는 참담했다. 2배속 그룹의 장기 기억 유지율은 1배속 그룹보다 27% 낮았다. 즉, 우리는 “시간을 아꼈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내용을 머릿속에 담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실험은 더 무서웠다. 2배속 시청을 3개월 이상 한 사람들에게 10초간 완전한 침묵 영상을 보여줬을 때, 심박수가 평균 18회 급등하고 불안 호르몬(코르티솔)이 41% 치솟았다. 반면 1배속만 보던 사람들에게서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느림을 견디는 능력 자체가 사라진 것이다.

3. 틱톡이 주의력을 망쳤다
2020년대 초반만 해도 평균 주의 지속 시간은 12초였다(마이크로소프트 2015년 조사). 2024년 최신 연구(킹스칼리지 런던)에서는 6.8초로 줄었다. 틱톡·쇼츠·릴스가 3~15초 영상으로 뇌의 도파민 루프를 끝없이 돌려놓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50분 다큐멘터리를 1배속으로 보면 중간에 200번 이상 “스킵 욕구”가 올라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속도를 올린다. 속도를 올리면 또 뇌가 적응한다. 악순환의 시작이다.
4. 생산성의 착각
가장 무서운 변명은 “시간을 아낀다”는 말이다. 한 시간짜리 강의를 2배속으로 30분 만에 끝내면 30분을 번다는 논리다. 하지만 실제로는
- 이해도 60% 수준
- 3일 후 기억나는 건 30% 미만
- 결국 다시 찾아보거나 요약본을 검색하게 된다. 즉, 진짜 아낀 건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두 번 소비하게 된다.
5. 느린 콘텐츠의 몰락
- 넷플릭스에서 150분 이상 영화의 완주율이 2019년 71% → 2024년 38%로 추락
- 유튜브에서 20분 이상 영상 평균 시청 지속 시간 42% 감소
- 심지어 베르베르 소설이나 800쪽짜리 책을 “끝까지 읽는 사람”이 드물어졌다. “책도 1.5배속으로 읽고 싶다”는 오디오북 2배속 청취자가 급증하는 이유다.
6. 금단증상은 실제로 존재한다
영국 BBC 다큐팀이 30일간 “1배속만 보기” 실험을 했을 때 참가자 12명 중 9명이 첫 주에
- 초조함
- 손 떨림
- “이러다 뒤처질 것 같다”는 불안 을 호소했다. 3일째 되는 날 밤에 몰래 2배속으로 돌려보는 사람이 7명이었다. 이건 더 이상 습관이 아니라 중독이다.

7. 그래서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나
폴 비릴리오가 1977년에 이미 경고했던 “즉각성의 폭군”이 현실이 됐다. 느림을 견디는 능력은
- 깊은 사고
- 공감
- 창의성
- 지루함 속에서 나오는 통찰 의 전제 조건이었다. 그걸 잃으면 우리는 끝없이 빠른 표면만 핥는 존재가 된다.
8. 작은 실천 제안
완전히 1배속으로 돌아가라는 말은 현실적이지 않다. 대신 다음 세 가지만 해보자.
- 주 1회, 딱 한 편의 영상/팟캐스트는 무조건 1배속으로 끝까지 보기
- 침묵 3분을 견디는 연습 (명상 앱도 좋고, 그냥 앉아 있어도 좋다)
- “이 콘텐츠가 정말 2배속으로 볼 가치가 있나?” 한 번만 자문해보기

첫 3일은 지옥 같을 것이다. 하지만 2주만 버티면 1배속이 다시 “정상”으로 느껴진다. 그때 비로소 깨닫게 된다. 우리가 잃은 건 시간이 아니라, 천천히 느끼는 능력 자체였다는 것을.
2배속 버튼은 언제나 거기 있다. 문제는 우리가 그 버튼을 누르지 않을 용기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느림을 되찾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시간을 진짜로 되찾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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