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시를 쓰고, 제미나이 그림을 그리며, 소라(Sora)가 영상을 만드는 세상입니다. 생성형 AI(Generative AI)는 창작의 진입 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췄습니다. 하지만 빛이 밝으면 그림자도 짙은 법입니다. AI가 쓴 기사가 가짜 뉴스라면? AI가 그린 그림이 유명 작가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면? 과연 그 책임은 명령어를 입력한 사용자에게 있을까요, AI를 만든 개발사에게 있을까요, 아니면 AI 그 자체에게 있을까요?
1. 현행법의 대원칙: "AI는 사람이 아니다"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법적인 '인격'입니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미국, EU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AI는 권리의 주체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 저작권: 저작권법상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됩니다. 즉, AI가 100% 단독으로 생성한 결과물은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하며, 누구나 퍼갈 수 있는 '퍼블릭 도메인'에 가깝습니다.
- 책임 능력: AI는 법인(Company)이나 자연인(Human)이 아니므로, 고소를 당하거나 배상을 할 수 없습니다. 결국 책임의 화살은 필연적으로 '사람'을 향하게 됩니다.
2. 제1 책임자: 사용자 (프롬프트 입력자)
현재 법조계와 윤리적 합의가 가리키는 가장 큰 책임자는 바로 '사용자(User)'입니다. AI는 도구일 뿐, 그 도구를 사용하여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기로 '결정'한 것은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마치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자동차 제조사가 아닌 운전자가 일차적인 책임을 지는 것과 유사한 논리입니다.
- 검증의 의무: 챗GPT가 그럴싸한 거짓말(Hallucination, 환각 현상)을 하여 가짜 정보를 생성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를 팩트체크 없이 블로그나 기사로 발행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게시한 사람에게 있습니다.
- 상업적 이용: AI 생성물을 마케팅이나 판매에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했다면, 그 과정에서 발생한 표절이나 법적 분쟁에 대한 책임 또한 수익자가 져야 합니다.
- 프롬프트의 의도: "유명 작가 OOO의 화풍을 그대로 베껴서 그려줘"라고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면, 이는 도구를 악용한 사용자의 '고의'가 인정되어 저작권 침해 책임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 핵심: AI는 '생성'을 돕지만, '발행' 버튼을 누르는 것은 인간입니다. 최종 편집권(Editorial Control)을 가진 자가 최종 책임을 집니다.
3. 제2 책임자: 개발사 및 플랫폼 (AI 기업)
그렇다면 AI를 만든 기업은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개발사의 책임론도 강하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 데이터 학습의 공정성: AI가 학습한 데이터가 불법적으로 수집되었거나,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사용되었다면 개발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소송(예: 뉴욕타임스 vs 오픈AI)이 전 세계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 안전장치 미비: 폭탄 제조법이나 아동 성착취물 등 명백히 유해한 콘텐츠를 AI가 아무런 제재 없이 생성해 준다면, 이는 플랫폼이 안전 조치(Safety Guardrail)를 소홀히 한 것으로 간주되어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 약관(ToS)의 함정: 대부분의 AI 서비스 약관에는 "생성된 결과물로 인한 분쟁 시 책임은 사용자에게 있다"는 면책 조항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기업의 모든 과실을 덮어주지는 못하며, 규제 당국은 점차 기업의 투명성 의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4. 회색 지대: 얼마나 고쳐야 '내 창작물'인가?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궁금해하는 지점은 "AI가 초안을 잡고 내가 수정했다면?"입니다. 미국 저작권청과 한국 저작권위원회의 최근 경향을 보면, '인간의 창작적 기여'가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따집니다.
- 단순 명령어 입력: "고양이 그려줘" → 저작권 인정 불가.
- 심화된 편집: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포토샵으로 대폭 수정하거나, AI가 쓴 글을 바탕으로 문체와 구성을 인간이 새롭게 재배열하고 내용을 추가한 경우 → 인간이 수정한 부분에 한해 저작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 '기여도'를 정확히 몇 퍼센트라고 자르기 어렵기 때문에, 이 부분은 당분간 법적 분쟁의 씨앗으로 남을 것입니다.
5.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 'AI 리터러시'
결론적으로, AI가 만든 콘텐츠의 책임은 현재 '최종 사용자'에게 가장 무겁게 지워져 있습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법은 느리게 따라갑니다. 이 과도기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AI 리터러시(Literacy)'입니다.
- 맹신하지 않기: AI의 결과물은 완벽하지 않습니다. 반드시 팩트체크를 거쳐야 합니다.
- 출처 표기: 투명성을 위해 "이 콘텐츠는 AI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라고 밝히는 것이 독자에 대한 예의이자 윤리적 방어막이 됩니다.
- 저작권 인식: AI가 만든 이미지가 기존의 어떤 작품과 유사한지,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모델인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AI는 훌륭한 '부조종사(Co-pilot)'입니다. 하지만 조종간을 잡고 비행기의 방향을 결정하며,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장'은 여전히 우리 인간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생성형 AI의 발전으로 누구나 쉽게 글, 그림, 영상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편리함 뒤에는 항상 **"그래서, 사고가 터지면 누가 책임지는데?"**라는 무거운 질문이 따라다닙니다. 여러분의 블로그나 SNS에 AI가 쓴 글을 올릴 때, 어디까지 검수하고 계신가요?
인공지능의 폭주를 막을 유일한 대안, 'LLM 위원회'는 왜 시급한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인공지능(AI) 관련 뉴스, 이제는 놀라움을 넘어선 두려움마저 느껴지는 요즘입니다.챗GPT(ChatGPT)의 등장 이후 불과 몇 년 만에 생성형 AI는 텍스트를 넘어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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